AI, 하나의 새로운 삶의 방식과 관계성 (3)
By WooYoung Park

3. 생성형 인공지능과 책임적 삶을 향한 하나의 가능성
AI와 더불어 책임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도덕적 주체로서의 인간이 AI에 내재된 왜곡된 권력관계들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계성의 대안을 꿈꾸며 적극적으로 실천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실천의 밑바탕은 AI의 사회 변혁 가능성을 끊임없이 꿈꾸는 것과 연관된다. 왜냐하면 신학적으로 가능성을 꿈꾼다는 것은 인간의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급진적 희망이자 동인이기 때문이다. AI의 잠재적 가능성을 '보다 정의롭고 상생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사용하기 위해서, AI 기술과 그 적용 과정에서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현상을 읽어내려는 노력과 더불어 실질적 실천으로써 몸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AI에 관한 비판적 담론이 개인의 실제적 삶을 넘어 공동체적 실천과 참여로까지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 변혁적 가능성을 담아낼 그러한 AI가 과연 존재하는가? AI 기술이 본질적으로 사회 변혁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AI가 전략적으로 또한 효과적으로 사회 변혁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바로 이 지점에 도덕적 주체로서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AI 기술 자체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 그 자체가 사람들의 도덕적 주체성과 삶의 현장, 구체적으로 도덕적, 경제적, 정치 사회적 삶의 현장과 어떻게 상호 연관되어 작용할지에 더 관심해야 한다. 이 같은 상호 작용은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주체들의 끊임없는 윤리적 선택과 결정에 따라 촉발됨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든다면,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투표를 할 것인가? 무엇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살 것인가? 무엇을 준수하고, 무엇에 저항할 것인가? 더 나아가 무엇을 믿고 따르며 살 것인가? 이러한 삶의 구체적 결정들은 바로 우리 인간 자신의 윤리적 결정이자 실천의 한 모습이다.
수많은 윤리적 선택과 결정이 AI 안에서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윤리적 선택과 결정을 한다고 할 때, 그 판단은 인간 역사 가운데 축적된 수많은 선택과 결정에 대한 해석과 가치 판단이 적용된 것이다. AI가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라는 이분법적 판단보다도 AI의 복잡성을 우리 삶의 현실에서 어떻게 이해할지 라는 문제가 더 중요할 것이다. AI의 복잡성을 보다 분명히 이해하려고 할 때, AI에 관한 아주 대조적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 그 하나는 AI 유토피아니즘 AI-utopianism 이고, 다른 하나는 AI에 관한 묵시적 apocalyptic 관점이다.
AI 유토피아니즘는 무엇이고, AI에 관한 묵시적 apocalyptic 관점은 무엇인가?
전자는 AI가 삶의 통합적 질을 향상하는 데 있어서 본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진보와 기술 결정주의 technical determinism 에 관한 강한 믿음에 기초해서, AI 유토피아니즘은 더 상호적이고 대화와 소통이 쉬운 생성형 인공지능 환경을 조성하고, 상호 자양분을 공급하는 공동체들을 세워내고, 더 인간다운 사회를 지향할 좋은 조건들을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한다. AI 그 자체를 변혁의 동력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 관점은 인간의 도덕적 성찰과 윤리적 결정이라든가 사회적 삶의 현장에 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제한된 시각에도 불구하고, 이 관점이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새로운 AI 기술을 통해 바꿔보길 원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AI 유토피아니즘이 정작 던져야 하는 질문은, 어떠한 사회를 꿈꾸며 그 사회를 어떠한 사람들이 또한 무슨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이룰 수 있을까에 관한 것이다.
후자는 AI가 전통적인 가치를 통해 중요시해 왔던 많은 것들을 파괴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왜곡된 정보를 유통하고, 부정확한 정보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초인공지능은 인간의 통제와 조정을 벗어나 스스로 중요한 사회적 결정과 사회망의 마비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더 인간다운 사회의 실현은 사실 불가능해 보이며, AI에 내재된 권력 계급 구조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접근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불균형, AI 내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습득한 자들과 아닌 자들로 나뉘어 결국 심각한 세계 불평등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관점은 기술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기술 결정주의의 아주 염세적 형태의 하나다.
AI를 지나치게 일반화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위의 두 관점 모두 AI가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어느 정도 미치고 있느냐는 중요한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이 질문과 함께 AI가 사실상 매우 복합적이고, 때로는 뒤엉켜 있고 그 자체 내부에 상호 모순적 요소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더욱 자세히 살펴야 할 과제가 대두된다. AI에 관한 더 사실 적합한 관점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의 도덕적 성찰과 실천의 통로로 AI를 해석해 보고, 사회적 제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는 것이다. AI는 이미 많은 담론과 실제적 현상들을 발생시키는 사회적 장이며, 도덕적 주체로서의 인간이 새로운 삶의 방식과 양태를 가능성에서 현실로 변혁시키는 단초를 제공한다. 즉, AI는 삶의 현장과 절대 분리되지 않고 적극적 의미에서 새로운 삶의 관계를 열어가는 전략적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I는 어떻게 인간의 책임적 삶의 방식과 양태에 개입할 수 있을까?
책임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AI를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분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들은 비판적 분석을 위해 아주 유효할 것이다. 기독교인으로서의 나는 사회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은 개인과 그룹의 역사적, 사회적 삶의 위치 social locations 에 관한 물음이다. 젠더, 교육, 직업, 경제적 능력, 종교, 소속된 사회 공동체들, 인종 등이 수많은 사회적 위치들의 일부분이다. 누가 AI를 무슨 목적으로 주로 사용하는가? 힘과 권력의 관계성과 더불어 사회 구조화된 가치 판단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깊이 다루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의 삶과 사고방식이 AI를 사용하는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개인과 집단의 이익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AI에 관한 이해가 어떻게 일반화되고 수용되는가? AI를 통해서 어떠한 관계성이나 상호 작용이 더 지배적으로 강화되는가?
이와 같은 비판적 물음에 답해 가는 과정 자체가 AI를 통해서 요구되는 책임적 삶과 직결되며 기독교 윤리적 가치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다. 기독교 현실주의 전통에서 드러나는 사회 분석과 자기성찰의 가능성을 통해 AI가 과연 자기 비판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질문해 볼 수 있다. 모든 피조물이 상호 연결된 지구공동체 중심의 윤리 earth community-centered ethics 를 통해서 모든 존재의 본래 가치를 지지하는 가치가 내재된 인공지능에 관해서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관계성의 회복을 선포하는 기독교 해방 전통의 윤리는 AI가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판단과 결정에 대한 실천적 비판의 준거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AI 기술의 단순한 사용 차원을 넘어서서 신학적 준거점을 적용하면서 AI를 통해 일어나는 상호 작용에 관심해 볼 때, AI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책임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돕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박우영 목사 Ph.D.
매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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